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바뀔 정책 기조를 먼저 읽기 위해 경제계는 소리없이 분주하다. 가상자산 업계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기대나 우려 모두 생각보다 낮아 보인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이 내놓은 경제 공약에 처음으로 가상자산이 등장했는데도 말이다. 왜일까.
그건 후보들이 가상자산을 표를 잡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보이는 공약들을 보면 '급했던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기성세대에 비해 부의 형성이 어렵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20, 30대 젊은이들은 주식과 부동산은 물론 가상자산 투자에도 열심이다. 엠제트(MZ)세대의 40%가 가상자산 투자를 해봤으며 전체 가상자산 투자자의 60% 이상은 20, 30대란 조사 결과도 있다. 이들의 마음을 잡자는 의도에서 내놓은 여야 유력 후보들의 가상자산 공약은 결국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선거의 '치트키'(비밀수)로 꼽히는 (사실상의) 감세 공약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가상자산 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한 과세 시점을 미루고 비과세 한도를 500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2021년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의 양도나 대여로 얻은 소득은 금융투자 소득이 아니라 기타소득으로 분류되고, 250만원을 초과하면 20%의 세율로 과세된다. 250만원과 5000만원은 차이가 꽤 크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처음엔 250만원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가 윤석열 후보가 5000만원을 한도로 하겠다고 발표하자 경쟁하듯 똑같이 한도를 높였다.
5000만원은 어떤 근거에서 나왔을까. 주식투자 소득의 기본공제금액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맞춰주기만 하면 주식 투자자와 가상자산 투자자에 대한 과세 형평성이 이뤄지는 것인가. 더 근본적으로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의 속성도 같다고 보는 것일까.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를 본뜬 가상자산공개(ICO·아이시오)나 거래소 공개(IEO)를 허용하겠다는 공약을 보면 그런 것도 같지만 후보들이 실상을 잘 알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이시오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금을 가상자산으로 모으는 것으로 수년 전 한차례 붐 또는 몸살을 앓고 지나가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성공적인 아이시오가 있었다면 그건 비탈릭 부테린이 비전을 담은 백서를 공개하고 자금을 모아 개발한 이더리움 블록체인 정도였다는 지적도 있다.
규제가 없고 경영 간섭도 사실상 없으니 프로젝트 입장에선 일단 좋다. 그러나 모든 투자가 선량한 마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가상자산의 가치 상승만을 노리는 '한탕'을 바라는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고, 또 이를 악용하는 프로젝트들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는 게 문제다.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감독을 강화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또한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딜레마가 있다.
따라서 아이시오를 허용한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의 '인정'이 전제되는 것이다. 가상자산 '투자' 시장을 육성하자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누군가는 차기 정권을 이어가게 될 텐데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후보는 없는 것 같고 포퓰리즘의 대상으로 가상자산이 소비되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출처 : 코인데스크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8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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